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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합일보] 천년의 역사를 가진 중국 용천요(龍泉窯)의 가치

  • 김지윤 한중문화칼럼니스트 기자
  • 입력 2025.12.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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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대의 용천 청자는 고대의 청동기(銅器) 형태를 모방하거나 복고적인 기형을 취하여, 도자기에 격조 높은 권위와 학술적인 취향을 부여했습니다.

[한중연합일보 김지윤 한중문화칼럼니스트] 중국 용천요(龍泉窯)는 저장성(浙江省) 용천현(龍泉縣) 일대에서 수많은 가마가 모여 형성된 청자(青磁) 생산의 중심지였습니다. 그 역사는 천 년이 넘으며, 특히 송()나라 시대에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비색 청자(秘色青磁)를 만들어 동아시아와 세계 무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용천료.png
사진출처: 바이두/百度

  

유래 및 기원 (당나라 ~ 오대십국 시대)

 

용천요의 청자 제작은 저장성 지역의 오래된 도자 전통을 이어받아 시작되었습니다.

지역적 배경으로 용천현은 풍부한 고령토(카올린)와 자석(紫石) 등 양질의 원료를 쉽게 구할 수 있었으며, 소나무 등 땔감이 풍부했습니다.

 

초기 청자 제작은 당나라 말기부터 도자기를 굽기 시작했으며, 초기에는 같은 저장성 내의 유명 가마인 월요(越窯)와 구주요(衢州窯)의 영향을 받아 연한 녹색을 띠는 청자를 제작했습니다.

 

용천요는 독자적 발전의 기틀을 잡으며 오대십국 시대를 거치 월요 청자가 쇠퇴하는 사이, 용천요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점차 그 중요성을 높여갔습니다.

 

 

송대 용천료.png
사진출처: 바이두/百度

  

역사적 발전 (송나라 시대: 황실과의 관계와 전성기)

 

용천요는 중국이 남북으로 나뉘었던 송나라 시대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청자 예술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북송 시대 (960~1127): 비교적 얇은 유약과 섬세한 각화(刻花) 문양이 특징인 청자를 생산하며 북방의 여요(汝窯), 관요(官窯) 등과 경쟁했습니다.

 

남송 시대 (1127~1279): 용천요 역사의 최전성기입니다. 수도인 임안(臨安, 현 항저우)이 용천과 가까워지면서 황실의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남송 관요의 기술을 흡수하고 두꺼운 유약을 바르는 기법이 발전하며, ()과 같이 영롱한 분청(粉青)과 매자청(梅子青) 유약이 개발되었습니다. 이 비색(秘色)의 아름다움은 용천 청자의 독자적인 미학을 확립했습니다.

 

원나라 시대 (1271~1368) 생산 규모가 획기적으로 확대되어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었고, 이슬람 및 동남아시아로 국제적으로 활발하게 수출되었습니다.

 

14세기 초 침몰한 신안선에서 용천 청자가 약 1만 점 이상 발굴되어, 당시 용천요가 국제 무역의 핵심 품목이었음을 고고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쇠퇴 (명나라 시대 이후)

 

명나라 시대 (1368~1644): 초기에는 여전히 품질 좋은 청자를 생산했으나, 황실의 수요가 경덕진요(景德鎭窯)의 청화백자로 옮겨가면서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감소했습니다.

 

민간화: 명나라 중기 이후로는 점차 민간 수요를 위한 도자기로 생산이 국한되었고, 유약의 두께와 품질도 전성기에 비해 떨어지며 쇠퇴의 길을 걸었습니다.

 

용천요는 천년 동안 청자 기술의 최고봉을 지키며 중국의 예술적, 상업적 번영에 기여했으며, 그 비취색의 아름다움은 동아시아 도자 예술의 영원한 이상향으로 남아있습니다.

 

미학적 특징

 

용천 청자의 미학은 단연 유약의 색깔과 질감에서 비롯되며, 이는 송대 문인들의 고결한 취향을 반영합니다. 비색(秘色)의 극치로 용천 청자의 대표적인 유색은 분청(粉青)과 매자청(梅子青)입니다

 

이 색상은 마치 옥()처럼 맑고 깊은 푸른빛을 띠며, 중국 청자 미학의 이상향으로 꼽힙니다. 분청은 맑고 은은한 푸른빛이 나는 반면, 매자청은 이보다 더 진하고 깊은 녹색조를 띠어 청자의 고상하고 영롱한 아름다움을 극대화합니다.

 

화려한 채색이나 복잡한 그림을 배제하고, 단색 유약이 주는 고요함과 순수함을 강조합니다. 이는 복잡한 세상사를 떠나 자연 속에서 고결함을 추구했던 송대 사대부들의 절제되고 은은한 미적 취향을 반영합니다.

 

유약을 두껍게 시유(施釉)하여 소성 후 표면이 마치 양고기 기름처럼 윤택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가집니다. 이 두꺼운 유약층은 내부 문양을 은은하게 비치게 하여 신비로운 깊이감을 선사합니다.

 

조형적 특징

 

용천요의 조형은 단순한 형태를 기본으로 하되, 치밀한 장식 기법을 활용하여 섬세한 아름다움을 더했습니다.

 

단정하고 우아한 기형: 대부분의 기형은 간결하고 유려한 곡선을 바탕으로 합니다. (), (), 접시(), 향로 등 단정하고 안정감 있는 형태가 주를 이룹니다

 

특히 송대의 용천 청자는 고대의 청동기(銅器) 형태를 모방하거나 복고적인 기형을 취하여, 도자기에 격조 높은 권위와 학술적인 취향을 부여했습니다.

 

용천료-저자.jpg
사진: 용천료/필자제공

 

은은한 장식 기법: 각화(刻花): 유약 아래에 문양(연꽃, 모란, 물고기 등)을 조각하여, 두꺼운 유약층을 통해 문양이 은은하고 신비롭게 비치도록 했습니다. 문양이 마치 물속에 잠겨 있는 듯한 효과를 냅니다.

 

첩화(貼花) 및 퇴화(堆花): 물고기나 용 등의 문양을 따로 만들거나 덧붙여(첩화), 표면에 입체적인 조형미를 부여했습니다. 특히 물고기 두 마리를 붙여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는 쌍어문(雙魚文)이 유명합니다.

  

철회(鐵繪)와 자갈색(赭色)의 대비: 청자의 유약이 덮이지 않은 부분(굽이나 일부 장식)이 산화되어 짙은 자갈색(철분)을 띠게 되는데, 이는 유약의 푸른 비색과 대비되어 조형적인 안정감과 시각적인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글: 中 허베이미술대학교 조소,공공예술대 교수, 디자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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