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한국 사회는 급변하는 정치·경제 환경과 국제정세 속에서 또 하나의 분기점을 맞고 있다.
[한중연합일보 이창호 칼럼니스트] 진실은 한 시대의 명암을 가르는 기준이며, 전통은 그 시대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희망은 우리가 내일을 향해 다시 걸음을 내딛게 하는 힘이다.
세 풍경은 서로 떨어져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한 몸처럼 얽혀 민족과 공동체의 정신적 토대가 되어 왔다.
역사의 갈림길마다 우리는 거짓보다 진실을 택하려 애썼고, 변형의 압력 속에서도 전통을 지켜냈으며, 절망의 골짜기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다.
오늘의 한국 사회는 급변하는 정치·경제 환경과 국제정세 속에서 또 하나의 분기점을 맞고 있다.
목소리는 많아졌지만, 그중 무엇이 진실인지 가려내기 어렵고, 가치의 질서는 흔들리며, 공동체적 희망은 때때로 얇은 서리처럼 흩어진다.
그러나 탁류는 결국 흘러가고, 강의 바닥에는 변함없는 돌이 남는다.
이 돌을 바로 ‘진실’이라 부를 수 있다. 사실을 사실로 말하고, 옳은 것을 옳다 말하는 용기야말로 사회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윤리다.
진실이 회피되거나 왜곡될 때, 공동체는 방향을 잃는다.
오늘의 지도자든, 언론이든, 시민이든 스스로에게 먼저 묻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지금 사실을 직시하고 있는가.”
전통은 그 진실이 깃드는 그릇이다. 전통이 없으면 사회는 무질서한 파편이 되고, 전통만 있으면 변화의 길을 놓친다.
진정한 전통은 과거를 향한 회귀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토대다.
선조들의 삶과 지혜가 남긴 흔적 속에서 우리는 행동의 기준을 찾는다.
한중·한일·한미 관계를 둘러싼 외교적 풍랑, 청년 세대의 불안, 지역 소멸의 위기 등 우리가 마주한 과제들 앞에서 전통은 단순한 문화적 장식물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공동체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말해주는 나침반이다.
흔들리는 시대일수록 근본으로 돌아가라는 오래된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게다가 진실과 전통만으로는 내일을 만들 수 없다.
인간은 결국 희망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희망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현재의 결핍을 메우기 위한 실천의 의지다.
인류 공동체가 희망을 잃으면 정치도, 경제도, 교육도 무기력해진다.
반대로 희망이 다시 살아오면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전환을 이루게 된다.
최근 청년들의 도전과 창업, 고령층의 재교육 참여, 지역의 새로운 문화 기반 조성 등은 이러한 희망의 조용한 징표들이다.
그것은 위기 속에서도 우리 사회가 스스로의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신호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세 단어를 다시 묶어 세워 올리는 일이다.
진실을 말하고, 전통을 잇고, 희망을 기르는 사회다.
요컨대 조선 시대 실학자들이 강조했던 ‘경(敬)’과 ‘실사구시’의 정신도 결국 이 세 단어의 다른 표현이었다.
정치권은 말의 무게를 다지고, 언론은 사실의 균형을 지키며, 시민은 일상의 작은 실천을 통해 시민공동체적 신뢰의 토대를 쌓아야 한다.
신뢰를 잃은 사회는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지만, 진실과 전통, 희망이 함께 흐를 때 국가는 다시 단단해진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간을 준비하는 지금, 우리는 다시금 세 단어를 마음 깊이 새겨야 한다.
진실은 길을 밝히고, 전통은 우리를 지켜주며, 희망은 내일을 여는 빛이다.
이 빛을 꺼뜨리지 않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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