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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합일보=시론] 호류사(法隆寺)의 미소와 한·일 관계의 새로운 공정, 담장 너머의 바람이 바뀌고 있다.

  • 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 입력 2026.01.16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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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류사가 어디인가. 고대 한반도 도래인들의 기술과 예술혼이 일본의 초기 국가 기틀을 닦았던 상징적 장소다. 금당 벽화의 필치에서 고구려의 기상을 읽고, 백제관음상의 유려한 곡선에서 백제의 자애로움을 발견하는 곳이다.

[한중연합일보 이창호 칼럼니스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나라(奈良)의 호류사(法隆寺)를 방문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외교적 동정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백제의 숨결이 서린 세계 최고(最古)의 목조건물 아래서 양국 정상이 나란히 선 모습은, 그간 엉킨 실타래처럼 꼬여있던 한·일 관계의 문법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상징적 장면이기 때문이다.

 

호류사가 어디인가. 고대 한반도 도래인들의 기술과 예술혼이 일본의 초기 국가 기틀을 닦았던 상징적 장소다. 금당 벽화의 필치에서 고구려의 기상을 읽고, 백제관음상의 유려한 곡선에서 백제의 자애로움을 발견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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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나라(奈良)의 호류사(法隆寺)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 :청와대 대통령실

 

다카이치 총리가 이 역사적 공간을 방문지로 선택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공표한 것은, 일본 우익의 수장격이었던 과거의 궤적을 넘어 '역사적 연원'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실용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보여주기식 화해'를 넘어선 진정성과 지속성이다. 그간 한·일 관계는 '과거사 족쇄''미래지향적 협력'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반복해 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는 '굴욕 외교'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실익을 챙기는 동시에 주권적 목소리를 높이는 '실용적 대등 관계'를 모색해 왔다.

 

이번 호류사 동행은 일본 측이 한국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과 전략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지속 가능한 동북아 평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호류사의 처마 아래서 느꼈던 일시적인 온기보다, 그 너머에 남겨진 난제들을 직시해야 한다.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의 근본적 해결, 사도 광산 등 역사 왜곡에 대한 전향적 태도 변화, 그리고 갈수록 첨예해지는 미·중 갈등 속에서의 공동 대응 등 숙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행보가 국내 정치용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일본 내의 수정주의 사관과 결별하려는 실천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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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나라(奈良)의 호류사(法隆寺)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 :청와대 대통령실

 

·일 관계는 이제 '특수 관계'라는 감상에서 벗어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이라는 냉정한 현실로 나아가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호류사에서 강조한 것 역시 일방적인 양보가 아닌, 서로의 역사를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의 '공존의 경제''평화의 안보'였을 것이다. 7세기 쇼토쿠 태자가 세웠던 화()의 정신은 상대방의 존재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는 데서 시작된다.

 

이번 정상 간의 만남이 호류사의 오래된 목조 기둥처럼 단단한 신뢰의 기반이 될지, 아니면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그칠지는 일본의 후속 조치에 달려 있다.

 

한국 정부 역시 '국익 우선'이라는 원칙 아래, 일본의 변화를 견인하면서도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균형 잡힌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호류사 구다라칸논(백제관음)의 미소가 오늘날의 우리에게 묻고 있다. 과거의 원한을 딛고 미래의 협력을 설계할 준비가 되었느냐고. 그 대답은 이제 막 시작된 양국 정상의 '동행'이 증명해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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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창호(李昌虎)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국제다자외교평의회 의장 한중기자연맹 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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