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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칼럼] 미·이·이란 전쟁의 끝, ‘상호 실체 인정’이라는 결단에서 시작된다

  • 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 입력 2026.05.09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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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중동에 필요한 것 역시 ‘중동판 헬싱키 협정’과 같은 대담한 상호 인정의 프로세스다.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칼럼니스트중동의 전운(戰雲)이 임계점을 넘나들고 있다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의 본토를 타격하는 금기를 깨뜨린 이후국제사회는 전면전의 공포 속에 놓였다대리 세력을 내세운 그림자 전쟁은 끝났다.

 

이제는 국가 대 국가의 직접 충돌이라는 거칠고 위험한 사태가 현실화되었다그러나 보복의 악순환 끝에 기다리는 것은 공멸뿐이다미국과 이스라엘그리고 이란이 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마주해야 할 첫 번째 문턱은 역설적이게도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 존재 부정의 정치가 부른 참극

신문

 

 

지난 수십 년간 중동 분쟁의 본질은 지정학적 이익이 아닌 존재의 부정에 있었다이란의 신정 체제는 이스라엘을 지우개로 지워야 할 암적 존재로 규정하며 국가의 정체성을 수립했다반대로 이스라엘과 미국의 강경파들은 이란 체제의 전복(Regime Change)만을 유일한 해법으로 간주해 왔다.

 

상대를 대화의 파트너가 아닌박멸해야 할 악()으로 상정하는 순간 외교는 실종된다지금의 충돌은 그 극단적 적대감이 낳은 필연적 결과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라는 대리인을 통한 이란의 저항의 축’ 전략과이를 뿌리 뽑으려는 이스라엘의 철권’ 응징은 서로를 궤멸시킬 수 있다는 오판에서 기인한다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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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9,000만 인구를 가진 지역 강국이며이스라엘은 첨단 군사력과 핵 억지력을 보유한 생존 국가다어느 한쪽도 상대방을 완전히 지도에서 지워버릴 수 없다.

 

◆ 상호 인정은 굴복이 아닌 현실 자각이다

 

종전(終戰)을 위한 상호 인정은 상대의 가치관이나 체제에 동의하라는 뜻이 아니다상대가 엄연히 그 땅에 존재하며그들의 생존 본능과 안보 우려가 실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라는 전략적 수용이다.

 

이란의 태도 변화 이란은 이스라엘의 국가적 실존을 인정하고이스라엘의 멸망을 촉구하는 수사(修辭)를 멈춰야 한다이스라엘을 실체로 인정하지 않는 한이란의 안보를 위협하는 국제적 고립과 제재는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환 미국과 이스라엘 역시 이란 체제의 붕괴만을 유일한 종착지로 삼는 전략에서 탈피해야 한다이란을 지역 안보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그들의 정당한 안보적 이해관계를 협상 테이블 위로 올려놓아야 한다.

 

1970년대 미·중 관계의 해법이었던 데탕트가 가능했던 이유도 서로의 체제를 뒤엎지 않겠다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지금 중동에 필요한 것 역시 중동판 헬싱키 협정과 같은 대담한 상호 인정의 프로세스다.

 

◆ 미국의 역할과 이스라엘의 결단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는 동시에네타냐후 정부의 과잉 보복을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중재자다단순히 무기를 지원하는 병기창’ 역할에 머물러선 안 된다이란과의 비공식 채널을 가동해이란이 핵 개발과 대리 세력 지원을 멈추는 대가로 체제 안정을 보장받는 정교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이스라엘 또한 결단해야 한다군사적 승리가 곧 평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하마스를 궤멸시키고 헤즈볼라를 약화시킨다 해도이란이라는 근원적 적대 세력과 공존의 틀을 만들지 못하면 이스라엘의 평화는 늘 잠시 멈춘 포성에 불과할 것이다진정한 승리는 적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적이 나를 공격할 명분과 실익을 없애는 데 있다.

 

◆ 증오를 넘어선 이성의 정치를 기대한다

 

역사는 증오보다 이익이감정보다 생존이 앞설 때 평화가 찾아왔음을 증명한다··이란 삼각 관계의 종착역은 결국 상호 인정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해야만 도달할 수 있다.

 

상대를 악마화하는 것은 쉽다그러나 그 결과는 청년들의 피와 국가의 파멸이다이제 중동의 지도자들은 자국민에게 승리의 환상’ 대신 공존의 현실을 말해야 한다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그 짧은 첫걸음이수천 년 이어온 비극의 고리를 끊는 유일한 시작점이다이것은 용기의 문제이지화력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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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창호(李昌虎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겸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한중기자연맹 회장중국 곡부사범대학 겸직교수위해직업대학 객좌교수허베이미술대학 명예종신교수, Marquis Who’s Who 등재 저자우리가 아는 중국 우리가 모르는 중국》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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