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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해받기보다 이해하는 용기

  • 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 입력 2025.11.07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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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합일보=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중국 하미대 종신교수우리는 흔히 세상은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작 나는 세상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이해받지 못한다는 서운함은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이지만, 이해하려는 노력은 의식적인 선택이자 성숙의 결과다. 진정한 용기는 자신을 변명하지 않고 타인을 헤아릴 줄 아는 데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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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사회는 발현의 시대라고 불린다. 누구나 말하고, 기록하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만큼 경청이해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SNS와 각종 플랫폼은 사람들에게 발언의 기회를 주었지만, 그 발언이 상대의 입장을 헤아린 사려 깊은 말이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말이 많아질수록 공감은 줄고, 오해는 커지는 아이러니한 시대다.

 

유교의 고전 논어에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라는 구절이 있다. 군자는 서로 다름 속에서도 조화를 이루지만, 소인은 같음 속에서도 불화한다는 뜻이다.

 

이해한다는 것은 나와 다른 생각, 다른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조화를 찾으려는 지혜다. 이해받으려는 마음은 자기중심에서 비롯되지만, 이해하려는 마음은 타인의 세계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이해는 결코 약함의 표현이 아니다. 오히려 관계의 균형을 지탱하는 가장 강한 힘이다. 상대의 말에 즉각 반박하지 않고 잠시 멈추어 듣는 일, 나와 다른 의견을 틀렸다고 단정하지 않는 일,

 

그것이 바로 이해의 첫걸음이다. 인내를 필요로 하지만, 그 인내는 단순한 참음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성숙시키는 에너지다.

 

한중 교류를 비롯한 국제 관계에서도 이 원리는 다르지 않다. 국가 간의 신뢰 또한 이해의 확장에서 시작된다.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인정하고, 차이보다 공통의 가치를 보려는 시선이 있을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협력이 가능하다.

 

외교도, 비즈니스도, 문화 교류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이기려 하기보다 이해하려는 자세가 진정한 파트너십의 출발점이다.

 

가정과 직장, 사회 곳곳에서도 우리는 늘 이해받기를 갈망한다. 누군가가 먼저 이해하려는 사람이 되지 않는 한, 그 갈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이해받는 관계는 이해하는 사람의 노력 위에 세워지는 법이다. 한 걸음 양보하고 한마디 덜함으로써 관계는 훨씬 더 깊어질 수 있다.

 

심리학자 카를 로저스는 진정한 이해란 상대방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란 상대를 바꾸려는 시도가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이다. 그 마음이 모여 공동체의 품격이 세워지고, 사회의 온도가 따뜻해진다.

 

오늘도 우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세상을 향한 시선을 조금만 바꾸면, 이해받지 못한 하루가 아니라 이해할 수 있었던 하루로 바꿀 수 있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비추는 거울을 닦는 일이다.

 

이해받기보다 이해하려는 용기, 그것이 인간관계의 품격을 결정짓는 마지막 덕목이다. 말보다 마음이 앞서고, 판단보다 공감이 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성숙한 사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세상이 나를 알아주기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세상을 먼저 이해하려는 그 한 걸음이 변화의 시작이다.

 

이해받기보다 이해하려는 용기, 그것이 오늘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진정한 품격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구일보'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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