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    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일요시론] 백발의 거울에 비친 우정, 인생이라는 길 위의 가장 큰 선물

  • 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 입력 2026.04.26 05:18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작은 가정의 질서가 국가와 기업의 번영을 결정짓는 법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빠른 혁신의 길이다

 

[한중연합일보 이창호 칼럼니스트]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으나, 그 흐름 속에서 더욱 단단해지는 것이 있다. 어느덧 거울 앞에 선 친구의 머리칼에 내려앉은 하얀 서리를 보며, 우리는 비로소 함께 나이 들어감의 경이로움을 깨닫는다.

 

젊은 날의 뜨거웠던 열정과 패기, 그리고 세상을 다 가질 듯 호기롭던 약속들이 이제는 가슴 한편에 묵직한 울림으로 남아 지난날을 회상하게 한다.

 

인생이라는 망망대해에서 우리가 만난 친구라는 존재는 단순한 지인을 넘어선다. 세상의 거친 풍파에 부딪혀 근간이 흔들리던 날, 구구절절한 위로의 말보다 그저 묵묵히 곁을 지켜주던 그 뒷모습이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했다.

 

친구.png

 

쓰디쓴 술잔에 마음의 응어리를 털어내고, 서로의 어깨를 기꺼이 내어주던 그 시절의 우정은 삭막한 현실을 버티게 한 유일한 정거장이었다.

 

각자의 생업과 삶의 궤적을 따라 치열하게 살아오면서, 우리는 환희의 순간보다 고통의 시간을 더 많이 마주했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으나, 결국 끝내 버텨온 힘의 근원은 나를 이해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안도감이었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 "나를 믿어주는 친구가 있구나"라는 그 사소한 확인이 우리를 여기까지 인도한 셈이다.

 

세월의 깊이는 말의 숫자를 줄이는 대신 눈빛의 농도를 깊게 만든다. 이제는 긴 설명이 없어도 눈빛 하나, 짧은 한숨 소리만으로도 서로의 고단함과 회한을 읽어낸다.

 

등을 토닥이는 투박한 손길 끝에 묻어나는 온기는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따뜻하다. 이러한 무언(無言)의 소통은 오랜 시간을 함께 견뎌온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인생의 훈장과도 같다.

 

현대 사회는 갈수록 파편화되고 계산적인 관계로 변질되고 있다. 이해타산에 따라 만남과 헤어짐이 결정되는 시대에, 변치 않는 우정은 그 자체로 경이로운 사건이다.

 

지친 영혼이 언제든 돌아가 쉴 수 있는 인생의 쉼터가 되어주는 사람, 세월의 풍화 속에서도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곁을 지켜준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어떤 부()보다 값진 자산이다.

 

친구의 이름을 부를 때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울림이 전해지는 이유는, 그 이름 안에 우리의 청춘과 눈물, 그리고 성장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수많은 인연을 스쳐 지나가지만, 결국 남는 것은 진심을 나누었던 단 몇 명의 벗이다.

결국 삶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화려한 성취나 명예가 아니라, 백발이 성성해진 오늘날에도 마주 보며 웃을 수 있는 바로 너라는 존재다.

 

고단했던 하루 끝에 "고맙다 친구야"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우리는 결코 실패하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우정은 낡아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며, 그 향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그윽해진다.

 

 

20260104012703_uztgakql.jpg
▲ 글/사진: 이창호(李昌虎)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겸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한중기자연맹 회장, 중국 곡부사범대학 겸직교수, 위해직업대학 객좌교수, 허베이미술대학 명예•종신교수, Marquis Who’s Who 등재 저자, 《우리가 아는 중국 우리가 모르는 중국》 저자.
ⓒ 한중연합일보(韓中聯合日報) & www.kcu.news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이창호 칼럼] AI 시대, 한중 예술문화의 새 문을 열자
  • [한중연합일보] 용혜인 의원, 장관직과 의원직 중 하나를 선택하라
  • [한중연합일보] 안중근의 동양평화와 한중일 경제공동체
  • 대한기자신문 추천도서 『우리가 아는 중국, 우리가 모르는 중국』
  • [한중연합일보] 분홍 모란 두 송이, 한중의 마음을 잇다
  • [이창호칼럼] 끼와 감각은 학습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 [한중연합일보] 징더진 (景德镇),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성공…중국 세계유산 61건으로 늘어
  • 한중수교 34주년 기념포럼 국회 개최…
  • [한중연합일보] 中명나라 친왕릉의 시작을 만나다… 명(明) 노왕릉(魯王陵) 탐방
  • [한중연합일보] 화환 대신 시민, 의전 대신 현장… 김상욱 울산시장의 첫날이 던진 메시지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일요시론] 백발의 거울에 비친 우정, 인생이라는 길 위의 가장 큰 선물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