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합일보 =이창호 기자] 국가유산청은 한국문화유산협회와 함께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 덕수궁에서 예담고 프로젝트전 '땅의 조각, 피어나다'를 개최하고 있다.
전통의 흔적이 현대 예술과 만나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전시 ‘시간의 겹에서 바라보다’는 호남권역 예담고에서 수집한 오래된 기와를 중심으로, 플로리스트 레오킴(Leo Kim)과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김유정 연구원이 협업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감각적 설치 예술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복원이나 전통의 재현을 넘어, 시간과 생명의 순환을 예술로 풀어낸 현대적 사유의 현장으로 평가받는다.
김유정 연구원은 기와 문양의 일부를 영상 매체로 확장시켜 과거의 기억을 시각적 리듬으로 되살렸다.
수백 년 전 장인의 손길로 빚어진 문양은 영상 속에서 다시 살아 움직이며,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치 않는 생명성을 드러낸다.

레오킴은 여기에 꽃과 식물, 흙과 빛을 결합해 ‘기와의 시간’에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그가 배치한 식물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유물 속 잠든 생명을 다시 피워내는 상징적 존재로 자리한다.
작가들은 “기와는 단순한 건축재가 아니라, 한 시대의 기억과 호흡을 품은 생명체”라고 말한다.
기와의 표면에 남은 시간의 흔적은 영상과 조명, 식물의 생장과 더불어 하나의 생태적 예술로 변주된다. 관람객은 그 속에서 과거와 현재, 인간과 자연이 조용히 대화하는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정적인 공간이 아닌, 숨 쉬는 듯한 공간의 울림이 느껴진다.
오래된 기와는 영상의 빛과 꽃잎의 그림자 속에서 새로운 존재감을 얻고, 공간 전체는 ‘시간의 재구성’이라는 예술적 메시지로 가득 찬다.
특히 김유정 연구원이 구현한 미디어아트의 섬세한 결합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과거의 유물이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다는 감각을 일깨운다.
레오킴은 “기와의 표면에는 비와 바람, 손길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다”며 “그 속에서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흔적이 하나로 이어지는 아름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유정 연구원 역시 “시간은 멈춘 것이 아니라, 형태를 바꾸어 우리 곁에서 계속 숨 쉬고 있다”며 작품의 철학을 설명했다.

이번 전시의 의미는 단순히 유물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기억의 보존을 넘어, 시간의 재생과 생명의 순환이라는 철학적 물음을 던진다.
유물은 더 이상 박물관 속 정지된 사물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과 해석 속에서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생명의 증거로 존재한다.
‘시간의 겹에서 바라보다’는 전통이 단절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 안에서 자라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용한 선언이다.

그 속에는 “기억은 곧 생명이며, 예술은 그것을 되살리는 숨결”이라는 메시지가 깃들어 있다.
“멈춘 유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시간의 흔적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작가 김유정
“기와의 틈 사이에서 생명의 질서를 발견했죠. 그건 곧 우리 삶의 순환입니다.” 플로리스트 레오킴
이 전시는 과거와 현재, 생명과 시간의 경계를 허물며, ‘유물의 재생’이 아닌 ‘기억의 재탄생’이라는 예술적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이 감성적 실험은, 사라진 흔적을 통해 되살아나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조용히 증언하고 있다.
BEST 뉴스
-
“오래 사는 시대 넘어 건강하게 젊게 사는 시대”…『박언휘 원장의 저속노화의 비법』출간
[한중연합일보 이강문 기자] 의학의 발전으로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이제 건강의 핵심 화두는 단순한 ‘장수’에서 건강수명(Healthspan)으로 이동하고 있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신체적·인지적 기능을 유지하며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
서울특별시관광협회(STA)_아시아아트피아드위원회(AAC),
서울특별시관광협회(STA)와 아시아아트피아드위원회(AAC)가 지난 2026년 9월 1일, 문화·예술 관광 자원 발굴 및 문화·관광 산업의 상생 발전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서울시관광협회 조태숙 협회장과 아시아트피아드위원회 이영준 기획위원장 협무협약 기념촬... -
[한중연합일보] 서울 밤하늘 수놓은 2026 세계불꽃축제…빛으로 전한 위로와 희망
[앵커] 서울의 가을 밤하늘이 형형색색의 불꽃으로 물들었습니다. 한국과 미국, 영국의 불꽃 연출팀이 참여한 2026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렸습니다. 시민들은 밤하늘을 밝힌 불꽃을 바라보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했습니다. 보도에 이창호입니... -
면목중학교, 경제·금융교육 연구학교 운영으로 미래 경제 시민을 키우다
서울 면목중학교(교장 박광순)는 교육부가 선정한 경제·금융교육 연구학교로서,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이 포용적이고 주도적인 경제·금융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학생의 삶과 연계한 경제·금융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불법도박, 보이스피싱, 불법소액대출 등 금융사기로 인한 청소년 피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정치
more +종교
more +-
[보리암의 범종] 남해군 보리암에서 종을 잡다... 마음의 울림을 찾는 순례
[한중연합일보 이창호 대기자] 남해군 금산 중턱,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솟은 시찰, 보리암(菩提庵)은 ... -
아일릿 ‘Almond Chocolate’, 日서 또 역주행 인기 돌풍!
- 오리콘·애플뮤직 등 주간 랭킹서 순위 상승 지속…어느새 차트 최상위권 넘봐 - 시간 지날수록 순위... -
알리, 데뷔 20주년 광주 콘서트 '용진' 성료 "신곡 깜짝 선공개"
[한중연합일보 이강문 기자] 가수 알리(Ali)의 데뷔 20주년 기념 광주 콘서트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 -
에스파 ‘Whiplash’ 영어 버전, 오늘(27일) 오후 1시 공개
‘빌보드 위민 인 뮤직’서 무대 첫 선! 에스파 X 스티브 아오키 조합도 기대UP 에스파(aespa, 에스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