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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합일보=김민정의 온숨] 나는 왜 자꾸 나를 과소평가할까

  • 김민정코치 기자
  • 입력 2026.03.11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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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능력과 자기 평가 사이의 간극

[한중연합일보 김민정 코치 ]성과를 내고도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에도 제가 잘해서 된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겸손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그 말이 반복될수록 의문이 남는다. 그는 왜 자신의 기여를 끝내 인정하지 못하는가.

 

조직 안에서 자기 과소평가는 생각보다 흔하다. 특히 성과 중심 문화가 강한 환경일수록 이런 경향은 두드러진다. 잘한 일은 우연이나 환경 덕분으로 돌리고, 작은 실수는 개인 역량의 부족 때문으로 해석한다. 성공은 축소하고 실패는 확대하는 계산법이 습관처럼 굳어진다. 능력은 분명 쌓이고 있지만, 자기 평가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 간극은 단순한 성향 문제가 아니다. 자기 평가는 커리어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는 사람은 도전적 과제를 맡는 데 주저하고, 협상 자리에서 먼저 물러서며,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과감히 붙잡지 못한다. 과소평가는 겸손의 탈을 쓰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능성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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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코치(사진)는... 기업, 교육, 방송 등 다양한 현장에서 사람과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온 소통전문가다. 27년간 방송인과 스피치 강사로 활동해온 그는 현재 커리어 코치로서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돕고 있다. 그의 철학은 분명하다. “코치는 정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게 돕는 사람이다.” 그는 이 신념으로 각자의 내면에 잠든 가능성을 깨우는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될까.

첫째, 완벽주의의 영향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를 기본값으로 설정한 사람은 목표를 달성해도 그것을 특별한 성과로 인식하지 않는다. 기대에 못 미친 부분만이 기억에 남는다.

둘째, 비교 문화다. 동료나 더 빠른 성취를 이룬 타인과 자신을 끊임없이 대조하면서 현재의 성과를 과소평가한다.

셋째, 조건부 인정의 경험이다. “더 잘해야 인정받는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학습한 사람은 현재의 결과를 충분한 성취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겸손은 사회가 권장하는 미덕이다. 그러나 겸손과 자기 축소는 구분해야 한다. 겸손은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인식한 상태에서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다. 반면 자기 축소는 능력 자체를 부정하거나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습관이다. 전자는 관계를 건강하게 만들지만, 후자는 기회를 잃게 만든다.

 

최근 커리어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평생 직업이라는 개념은 희미해졌고, 개인의 역량이 생존의 기반이 되는 시대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전문성만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반복적으로 해냈는지, 어떤 영역에서 강점을 발휘하는지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능력, 즉 자기 이해와 자기 신뢰가 함께 요구된다. 자기 신뢰가 결여된 역량은 자산으로 전환되지 못한다.

 

자기 과소평가는 인식의 왜곡에서 비롯된다. 실패는 과대 해석하고, 성취는 축소 해석하는 사고 패턴이 반복될 때 왜곡은 굳어진다. 이를 교정하는 출발점은 단순하다. 성취를 외부 요인으로만 돌리지 않고, 자신의 기여도를 차분히 점검하는 것이다. 내가 만들어낸 결과는 무엇인가. 타인이 반복적으로 맡기는 역할은 무엇인가. 성과가 우연이라면, 그 우연은 왜 반복되는가.

 

조직은 숫자로 평가한다. 그러나 개인의 성장 속도는 자신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태도는 안전해 보일 수 있다. 기대를 낮추면 실망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선택은 동시에 성장의 범위를 제한한다.

 

성취를 인정하는 일은 오만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는 태도에 가깝다. 개인의 실력이 유일한 생존 무기가 된 시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도한 겸손이 아니라 나 자신을 제대로 인정하는 균형 잡힌 자기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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